김성호 기자
수일째 퍼지는 타이어공장 화재 연기에 유해 물질 우려 확산(종합)
인근 주민들, 기관지 증세 호소 등 피해 신고 115건
2023년 대전공장 화재 때 질환 발생↑…광주시 "2차 피해 방지 노력"
푸른 하늘 뒤덮은 검은 연기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17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난 불로 일대가 검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이날 오전 7시 11분께 발생한 불은 꺼지지 않고 8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2025.5.17 daum@yna.co.kr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유해 물질이 포함된 연기가 수일째 퍼지면서 건강권 침해,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기관지 통증 호소부터 차량 낙진 피해 등 유해 물질을 포함한 연기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9일 낮 11시 기준 관할 지자체인 광산구에 접수된 화재 피해 신고는 총 115건(인적 피해 53·물적 피해 32·기타 30)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 사흘째인 이날도 아직 연기가 나고 있어 피해 신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전날 화재 현장 언론 브리핑에서 "구청 직원과 통장 등 인력을 투입해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지 금호타이어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연기 뒤덮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발생을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는 58시간 동안 약 21만개의 타이어를 태우면서 수많은 유해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됐다.
이후 충남대 연구팀은 지역민들의 건강 영향을 조사한 결과 상기도 감염 및 외부 요인으로 인한 폐 질환, 편두통 등의 발작성 신경계 질환,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타이어공장 화재로 인한 차량 피해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18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 한 주차장에서 주민이 검은 자국이 묻은 자신의 차량을 가리키고 있다. 2025.5.18 in@yna.co.kr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역학조사를 시행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유해 물질이 공기를 타고 확산하기 때문에 공장 인근뿐만 아니라 광주시 전역에 대한 환경적, 인체적 영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화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타이어 공정에 들어가는 '황'이 불에 타면 호흡기에 치명적인 아황산가스가 나온다. 특히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얼마나 흡입했는지 등 전반적인 역학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비가 오면 도심에 가라앉은 유해 물질이 하천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수질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책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대기질을 측정한 결과 17일 이황화탄소, 벤젠 등 유해 물질이 일부 검출됐으나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밝혔다.
화재 이틀째인 전날 측정 결과 유해 물질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기 오염도를 측정하고 주변 도로를 청소해서 분진의 재비산 등 2차 피해를 막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또 진화 작업을 한 소방대원의 건강을 확인하는 검진도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복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며 "2차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