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거울 속 점멸하는 색색 LED 숫자들…미야지마 다쓰오展


 미야지마 다쓰오의 '헌드레드 체인지스 인 라이프' 시리즈 전시 모습[사진 황희경]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숫자가 어두운 전시장에서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점멸하는 숫자 LED 작업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디어 아트 작가 미야지마 다쓰오(68)의 신작을 소개하는 전시가 22일부터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열린다.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 입구에 영구 설치된 숫자 LED 작업 '경계를 넘어서'로도 미술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는 '계속 변화한다, 모든 것은 연결된다, 영원히 계속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LED 숫자가 점멸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아 조금씩 변주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모두 거울을 매개체로 삼았다. 신작 'C.T.C.S. 킨' 시리즈는 고대 마야문명의 최소 시간 단위인 '킨'(K'in)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거울 바탕 위에서는 1부터 9까지 LED 숫자들이 카운트 다운을 하며 명멸한다. 마야 문명에서 사용한 20진법을 이용해 숫자를 배열했고 숫자 LED의 색도 마야 문명에서 쓰였던 빨강과 노랑, 흰색, 초록, 파랑까지 5개 색을 사용했다.


 미야지마 다쓰오 'C.T.C.S. k'in - no.9' 2024[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신작 '헌드레드 체인지스 인 라이프'(Hundred Changes in Life)는 원통형 LED를 이용했다. 역시 1∼9까지 숫자가 명멸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숫자의 순서는 무작위(랜덤)로 정해진다. 10개의 색 역시 마찬가지다. 숫자 '0'을 사용하지 않는 작가는 '0'을 아무것도 켜져 있지 않은 '블랙 아웃' 상태로 표현한다. 블랙 아웃으로 표현되는 0까지 포함해 10개의 숫자와 10개의 색이 무작위로 조합되면서 100개의 상태가 만들어지는 작업이다.


개막 전날인 21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제목의 '헌드레드 체인지'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의미한다"며 "각기 다른 인간이 모여 사회가 이뤄지는 것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원형이나 격자 모양, 원통형, 수직형, 수평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전시작들은 모두 거울을 기반으로 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보면서 변화하는 숫자와 자기 얼굴, 그리고 주변 환경을 함께 보게 된다.


작가는 "우주는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다양한 세계가 겹쳐 구성된다고 생각한다"며 "풍경이 거울에 비치거나 작품과 작품이 서로 비치는 이런 것들로 우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숫자가 카운트다운하는 일부 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작품에서 숫자의 명멸 순서나 LED의 색, 그리고 숫자가 변하는 속도는 모두 무작위로 정해진다. 작가는 이를 두고 자신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야지마 다쓰오 작품 전시 모습[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많은 사람이 예술은 예술가가 통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저는 이 세계가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비가 내린다거나 추워지는 것, 자연재해 모두 예측불가능한 상황이죠. 예측불가능한 것이야말로 세상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예술 작품도 예측불가능하게 만들기를 원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가의 작업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작가는 "1988년 데뷔했을 때는 LED 빛이 빨강과 초록밖에 없었고 빛도 이렇게 강하지 않았다"면서 "그 후로 청색 LED가 발명됐고 다양한 색을 LED에 활용하며 낮에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8일까지.


 미야지마 다쓰오 작가[사진 황희경]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k-beautynews.com/news/view.php?idx=2960
  • 기사등록 2025-05-21 18:56:3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포토/영상더보기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10월까지 조선왕릉 8곳서 문화행사 개최
  •  기사 이미지 촉촉이 내리는 봄비
  •  기사 이미지 경복궁, 밤에 보면?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