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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불붙인 탈미국…"채권시장 큰손들, 다각화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 속에 '큰손'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 이외 시장 비중을 늘리는 등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이어 최근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과 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미국 국채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 중 한때 5.15%까지 올라 2013년 10월 이후 최고를 찍었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8% 넘게 하락했으며, 미중 관세 휴전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약 2주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이같은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셀 아메리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분간 달러가 기축 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미 국채도 투자기관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상당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최근의 시장 혼란으로 분산 투자의 이점이 부각됐다는 것이다.


FT는 투자자들이 유럽을 비롯해 일본·호주 등 비교적 고금리를 주는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빈센트 모르티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더 이상 최종적이고 유일하게 받아들여지는 안전처가 아니다"면서 "미국은 극심한 재정 무절제의 국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6∼7%가 될 전망이며 "차환 필요성이 늘어 시중에 미 국채 공급이 늘어날 것이다. 수요는 있겠지만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CIO는 "고객들이 역사적으로 봤을 때 달러 자산 비중이 과도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이제 관세 여파, 재정적자 규모 등 미국의 모든 일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시장으로 자산을 다각화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밖의 비달러화 자산을 찾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유럽이 상당한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인 독일·프랑스의 경우 재정 확장 우려가 있는 만큼 이탈리아·스페인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는 "달러만큼 유동성이 있고 법치가 되는 시장은 찾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상황이) 달러에 끼친 영향은 유의미하다. 달러 약세는 어느 정도 영속적이다. 미국 밖으로 다변화하려는 힘이 있다"고 해석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도 이날 급증하는 미국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에 대해 우려하면서 "채권 시장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6.5 수준에 이르러 시장이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겠지만, 정치권에서 견해 차이를 조정하고 부채 부담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KKR의 헨리 맥베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가 미국 밖으로의 자산 다각화 논의에 촉매제로 작용했다면서, 미국 달러·국채·주식의 '트리플 약세'가 위험경보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재정적자와 높은 레버리지 때문에 미 국채의 전통적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채가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높아진 금리가 가계·기업의 대출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을 늘려 정부의 재정 악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짚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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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5-23 18: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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