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기자
"지방 출신 일본 여성 고향 떠나는 배경에 성 불평등 한몫"
'고향 떠날 생각 있다'는 여성 응답률이 남성의 2배 수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지방에서 태어난 일본 여성이 고향을 떠나 도쿄 등 대도시로 이주하는 배경에는 성 역할에 대한 고정적인 인식 등 지방권의 성 불평등 환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도쿄 도심 풍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신문은 작년 12월 20개 지방지와 공동으로 남녀 6천72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성차별이나 성적인 편견 등으로 고향을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있거나 이미 떠났다는 응답자 비율이 남성은 12%인 데 비해 여성은 24%에 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신문은 정치권에서는 여성의 지방 이탈을 저출산 요인으로 지목하지만, 정작 여성이 지방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요인인 성 불평등 환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지방권의 젊은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한 상황이다.
내각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도쿄도 밖에 거주하는 미혼 남성(15∼49세 기준)은 약 1천100만명인 데 비해 여성은 약 910만명에 그쳤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작년 8월 도쿄의 미혼 여성이 결혼을 위해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최대 60만엔(약 57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검토했다가 "지방에서 젊은 여성이 유출되는 이유를 모르는 것인가", "남녀 차별이다" 등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 고향을 떠나 도쿄에서 살고 있는 30대 여성은 "지방은 일상생활에 (성적)차별이 알게 모르게 박혀있다"고 말했다.
역시 지방을 떠나 도쿄에서 취직한 20대 여성은 "현지에서는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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