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기자
인류 첫 '달 얼음·소행성 금속 찾기' 시도…27일 탐사선 발사
미 NASA·인튜이티브, 달 남극 분화구에 로봇 보내 얼음 있는지 조사
미 스타트업 탐사선, 600만㎞ 떨어진 소행성 금속 함유량 탐사
스페이스X의 로켓에 탑재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아테나' [SpaceX/NAS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인류 최초로 달 남극 분화구에서 얼음을 찾고, 태양계 소행성에서 금속을 채굴할 수 있을지 탐사하는 시도가 이뤄진다.
미국 시간으로 오는 26일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리는 로켓에 미 민간기업 달 탐사선과 소행성 탐사선이 함께 실려 우주로 향한다.
2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따르면 NASA의 여러 과학 탐사 장비를 탑재한 달 착륙선 '아테나'가 이르면 오는 26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플로리다에 있는 NASA 케네디 우주센터는 이 로켓의 발사 시간이 오는 26일 오후 7시 17분(한국시간 27일 오전 9시 17분)으로 예정됐다고 밝혔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지난해 2월 첫 번째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노바-C)를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시키는 데 부분적으로 성공한 데 이어 두 번째 무인 달 탐사 임무(IM-2 미션)로 이번 아테나 우주선의 비행·착륙을 진행한다.
오디세우스와 비슷한 형태의 노바-C급 우주선인 아테나는 발사 이후 약 일주일간 비행한 뒤 오는 3월 6일께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 우주선에는 달 지표면을 뚫고 지하 1m 깊이까지 들어가 토양을 채취한 뒤 그 성분을 분석하는 드릴과 질량분석기가 합체된 '극지 자원 빙하 채굴 실험' 장비가 실려 있으며, 달 착륙 후 작동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이 장비를 이용해 달 남극 고원 지역에서 얼음이나 가스의 잠재적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목표다.
이 우주선에 실린 또 다른 장비인 탐사 로봇 '마이크로-노바 호퍼'(별칭 그레이스)는 착륙 지점에서 100m 넘는 거리를 이동한 뒤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 달 표면을 조사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보낼 계획이다.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 로봇 '마이크로-노바 호퍼'의 달 표면 탐사 상상도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달 남극의 분화구 내부는 인류가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분화구 내부는 태양 빛이 전혀 도달하지 못하는 영구 음영 지역이어서 얼음이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물의 얼음은 미래 달 탐사대의 식수와 수소 연료로 활용될 수 있어 달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 요소로 인식된다.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개발한 마이크로-노바 호퍼는 100m 높이까지 뛰어올라 이동하는 방식으로 분화구 안에 들어간 뒤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수소를 탐지, 얼음 존재 가능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에 같은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또 다른 우주선은 미국 우주 스타트업 애스트로포지(AstroForge)가 만든 소행성 탐사선 '오딘'이다.
이 회사는 우주 소행성에서 경제성 높은 금속을 채굴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 탐사 대상은 지구에서 약 590만㎞ 떨어진 '2022 OB5'라는 이름의 소행성이다.
애스트로포지의 소행성 탐사선 '오딘' [애스트로포지(AstroForge) X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회사 측은 지름 100m가 조금 안 되는 축구장 크기의 이 작은 소행성에 철과 니켈 등 금속 함량이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귀한 백금족 금속(PGM)이 풍부할 수 있다는 기대도 품고 있다.
로켓 발사 후 약 45분 후에 분리된 오딘은 약 300일 동안 비행한 뒤 올해 말 소행성 근처에 당도할 예정이다. 이후 약 1㎞ 거리에서 소행성 상공을 지나면서 카메라 2대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 이 소행성이 금속성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것이 목표다.
이 소행성이 금속성으로 확인되면 회사 측은 냉장고 크기의 소행성 착륙선 '베스트리'를 다시 보내 본격적인 금속 탐사를 시도할 계획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소행성의 귀금속 탐사를 시도한 민간 기업들의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면서 애스트로포지의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지구 최초의 소행성 채굴용 탐사선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NASA가 금속 성분으로 이뤄진 소행성 '프시케' 탐사선을 2023년 10월 발사했지만,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약 3억∼6억㎞ 떨어져 있어 우주선이 2029년 8월에야 소행성 궤도에 도달할 예정이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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