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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60주년 부산과 일본] 바다 밑 고속도로…한일 해저터널 논의 - 1917년 일 군부가 첫 시도…역대 대선에서도 종종 언급돼 - 경제성·실효성 두고 팽팽한 찬반 주장
  • 기사등록 2025-05-24 17: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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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교 60주년 부산과 일본] 바다 밑 고속도로…한일 해저터널 논의


1917년 일 군부가 첫 시도…역대 대선에서도 종종 언급돼


경제성·실효성 두고 팽팽한 찬반 주장


[※ 편집자 주 =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았습니다. 부산은 한일 관계의 굴곡진 역사를 가장 가까이서 목격해온 도시입니다. 부산항 개항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산업화를 거치며 쌓아온 교류의 흔적이 지역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부산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며 한일 관계의 과거를 되짚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하는 기획 기사를 10회에 걸쳐 매주 한 차례 송고합니다.]


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인간이 바다 아래로 지나가는 기술은 생각보다 오래전에 개발됐다.


영국과 프랑스를 오갈 때 타는 열차 '유로스타'는 1994년부터 도버 해협 아래를 통과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을 연결하는 외레순 터널도 2000년 개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부산연구원 등 한국 측은 220여㎞에 이르는 강서구∼가덕도∼남형제도∼대마도∼이키섬∼후쿠오카 안을 주장했다.


최대 수심이 190m로 건설 기간은 10년, 건설비는 약 92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측인 일한터널연구회는 일본 카라츠∼이키섬∼대마도∼거제도∼가덕도를 잇는 총길이 280여㎞의 노선을 제안했다.


이 노선은 최대 수심이 160m로, 건설 기간 최대 20년에 건설비는 약 100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공개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공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실 한일해저터널 건설에 대한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첫 추진은 1917년.


일본 육군 참모본부가 '철도용 쓰시마 해저터널 건설'이라는 연구자료를 내놓았다.


일본 군부는 이를 위해 해저 바닷길을 조사했는데, 당시 돈으로는 천문학적 금액인 8억엔의 사업비와 21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산됐다.


1940년에는 일본 철도성이 '조선해협터널 및 대동아 종단철도 구상'을 통해 카라츠∼이키섬∼쓰시마∼부산, 카라츠∼이키섬∼대마도∼거제도∼마산 등 2가지 노선을 검토했다.


당시 일본 언론이 이 사실을 대서특필하며 타당성 조사까지 벌였지만, 현실화하지는 않았다.


이후 일본에서는 1983년 발족한 일한터널연구회가 터널 기본구상 등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연구와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해저터널과 관련해 잠잠하던 한국에서는 대선 공약이나 주요 정책으로 가끔 언급되기도 했다.


노태우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까지 정당을 가리지 않고 한일해저터널 추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동남권 지역 활성화와 경제 수익성, 한일 외교 관계 회복 등이 주요 근거였다.


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공개한일해저터널 탐사용 갱도 공사 현장공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둘러싼 논의는 오래 이어져 왔지만, 실제 추진 여부를 두고는 찬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선다.


기대되는 점은 부산이 한일해저터널 기점이 될 경우 광역 경제권의 중추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연결되면 자유로운 역내 경제 환경이 조성돼 인근에 있는 중국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동남권을 중심으로 광역 경제권이 형성되면 갈수록 가속하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일해저터널 추진 당시 논의되던 안한일해저터널 추진 당시 논의되던 안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기대 효과에도 해저터널 추진이 그동안 번복된 이유는 경제성과 실효성에 대한 부정적 전망 때문이다.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부산이 단순 경유지로 전락해 부산항의 허브 기능을 상실한다는 이유다.


부산이 대륙으로 통하는 시발·종착지의 장점을 잃고 경유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막대한 건설 비용에 비해 낮은 경제성 역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한국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이 논의되던 2010년대 한국과 중국, 일본을 각각 잇는 해저터널에 대해 검토했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당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psj1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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