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기자
대북전단 살포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법원 "불법행위라 보기 어렵고 표현의 자유 위축될 우려"
(고양=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새미래민주당과 파주 시민 등이 납북자가족모임과 탈북자 단체 등을 상대로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대북전단 논쟁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3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오른쪽)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만류하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4.10.31 andphotodo@yna.co.kr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11부는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와 파주 시민 정의당 김찬우 파주시당 위원장 등 9명이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3개 단체를 상대로 낸 '대북전단 살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청인들은 생명권 및 행복추구권 침해를 주장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 우려 등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피신청인들의 행위가 북한의 무력 도발을 직접적으로 야기할 것이라는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권 및 행복추구권 침해 또는 그 우려는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여타 시민들도 겪는 위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북전단 살포 행위가 특정 시민들에게만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의 무력 도발 위험이 전국에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남북 관계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 행위를 금지한다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과도하게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북전단 살포 반대 시민단체 "대북전단 중단하라"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31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국립 6·25전쟁 납북자기념관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납북자가족모임의 전단 살포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2024.10.31 andphotodo@yna.co.kr
전 대표와 김 위원장 등 9명은 지난해 11월 대북전단 살포가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권과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고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서 2014년에도 접경지역 주민들이 탈북자 단체를 상대로 대북전단 살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으나 2015년 법원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를 기각한 바 있다.
wildbo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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